함께 걸어줄 당신이 그리운날에 / 김수현
파도를 차고 오르는 갈매기떼들을 보며
언제나 그랬듯이 난 새벽길을 걷습니다
수평선 너머로 끊임없이 달려오는
붉은 해당화 보일 듯 잡힐 듯
꽃잎들의 향연에 한마디의 말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은비늘 펄럭이며 떨어지는 비 한 방울
꽃잎들의 눈물에 온 세포 구석구석
나의 어둠과 더러움을 날려 보내며
더도 덜도 아닌 당신만큼의 기쁨과
사랑을 알게 해주소서
마지막 남은 나의 추함과 절망을
바다에 씻어 다시금 돌아오지 못하도록
새벽길 열어 당신과 함께 희망을
건질 수 있도록 하여주소서
함께 걸어줄 당신이 그리운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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