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두리 2023. 10. 9. 14:14

가을 연가.。 / 박노열

 

덧없는 세월 속에 너의 모습은

수줍은 듯 사뿐 사뿐 다가와서

내 눈과 내 마음을 데려가누나

 

바스락거리는 잎새

바람 나부끼면 빈 가지만

남겨 두고 넌 여행을 떠나겠지

숲 속으로 기나긴

 

샛 노란 단풍

입술을 깨문듯한 선홍의 군락

가지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그 따사로움에 안긴다

 

파란 하늘 아래로

신기루처럼 왔다 사라지는 뭉게구름

가을 풀섶의 몸짓은 곱기도 하지

익어가는 사랑 만큼

 

허수이비처럼

빈 들녘을 지켜선 모습

여윈 어깨엔 빨간 고추잠자리

내 마음은 너를 닮아 간다

내 마음은 너를 닮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