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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하나 있었으면

by 내사랑두리 2016. 8. 14.


이런 사람하나 있었으면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다시 피는 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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