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밀려오면

그리움이 밀려오면 / 지소영 오늘처럼 그리움이 밀려오면 마음 안에만 가두어 두었던 세월 안개꽃 속에 조용히 그대를 담아보고 싶습니다 하늘을 향해 그늘진 가슴 활짝 열어 놓고 햇살처럼 잇몸 드러내며 어두웠던 시간 모두 흘려보내고 싶었다며 손을 잡고 싶습니다 세상에 속고 외면 되어 은둔한 응어리 내 작은 가슴으로 녹일 수 없지만 오늘은 마법사를 불러와 당신의 사슬을 풀고 싶어요 평생을 이 자리에서 기도만 보내야 하는 운명이 슬퍼지네요 물을 주고 가꾸면 사랑은 봄처럼 자라기도 한다는데 한 뼘은 훌쩍 커진 계절만 나무껍질을 깨고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