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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야기

by 내사랑두리 2020. 9. 8.

가을 이야기 / 최영복

 

지금쯤 흑백 사진첩에 기억된

지난 이야기가 잔잔하게 일렁이는

강 언덕 저 멀리서 황혼빛이

조용히 물들어오는 푸른 들판

이름없는 허수아비 어깨 넘어

가을이 소근거리며 다가옵니다

 

강둑을 둘러서 아무렇게

흐트러진 풀잎들 사이로 살며시

고개 드는 수줍은 들꽃들의 미소

새벽녘 몰래 내린 이슬을 머금고

가을 곁으로 다가옵니다.

 

언제부터 그곳에서누구를 위한

향연인지 그 마음이 내가 아니라서

잠시 머물다 가버린 향기

지금쯤 강 언덕 추억의 사잇길에는

갈 바람 타고 스며드는

임의 향기가 먼 기억 속의

그대에게 가을 안부를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