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 김설하
저마다 고운 빛깔로 익어 손짓하는 가을
떠날 때 떠나더라도 우리는
이토록 따숩게 손 잡을 때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
부드러운 가슴 열어 품어줄 것만 같은 구름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동공에 빼곡히 담고 또 담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아직은 떠나보낼 수 없는 인연들
갈꽃의 소담한 웃음
탐스럽게 익어 유혹하는 열매
눈길 머무는 곳마다 심장 뛰는 소리 들켜가며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어
가슴에 가을을 적고 또 적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