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으로 오는 그리움 / 장호걸
오늘따라
커피 한잔 마시고 싶었습니다.
피어오르는 커피향이
예전에 그리움으로 묻어버린
한사람의 체취 같아서
한 모금 마신 커피가
숱한 이야기가 되어 쏟아지고
커피잔속에는 그리움이 된
얼굴이 찾아듭니다.
숱하게 흘러버린 세월이
거짖말처럼 그리움은
내 눈 속으로
아리따운 소녀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 한잔의
커피가 지난날 그리움을
몰고 올 줄 몰랐습니다.
다만 아련해지는 세월 앞에
한잔의 커피가 허전한
가슴으로 타고 들면
봄눈 녹듯 스러질 줄 알았습니다.
커피잔속에 그리움은
내 지난 젊음을 찾아 들고
소곤소곤 사랑이 쏟아집니다.
낙엽이 거리에 쌓여가면
커피 잔속의 그리움은
내 영원한 그리움은
오늘 커피 한잔 마시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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