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반지.。
/ 노을풍경(김순자)
여름이 오는 풀밭으로
하얀 꽃 몽글 몽글 피어나는
토끼풀이라 했던 네잎클로버
꽃 줄기 서리 서리 엮어 풀꽃 반지 만들어
손가락에 끼고 놀던 어린 시절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 클로버
풀꽃 반지 만들어 끼고 놀던
가늘고 곱디 고왔던 손 언제 이렇게
무디어진 볼품없는 손이 되었을까
그때 시간은 멈춘 듯
가지 않을 것 같았던 날들 였지만
지는 노을은 종착으로 기우는데
세월은 언제 이만큼에 데려다 놓았을까
굵은 손 마디에 살아 온 흔적들은
고운 손에 페어 진 깊은 골을 그려가며
세월 속 훈장으로 무디어진 손이지만
바람에 살랑이는 풀꽃
너는 여전히 그때처럼 곱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