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 이해인 수녀
어디에 숨어 있다
이제야 달려오는가
함께 있을 땐 잊고 있다가도
멀리 떠나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는 바람.
음 듣는 황홀한 음악처럼
나뭇잎을 스쳐가다
내 작은 방 유리창을 두드리는
서늘한 눈매의 바람.
여름 내내 끓어오르던
내 마음을 식히며 이제 바람은
흰 옷 입고 문을 여는 내게
박하내음 가득한 언어를
풀어내려 하네.
나의 약점까지도 이해하는
오래된 친구처럼
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
더 넓어지라고 하네.
사소한 일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더 맑게,크게 웃으라고 하네.
'┗☆。ⓔ쁜ノ글사랑 > ♡。Du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에 그려 놓은 사람 (0) | 2021.08.09 |
---|---|
미소를 담은 커피 한 잔 (0) | 2021.08.06 |
단 하나의 사랑으로 (0) | 2021.07.31 |
여름의 향기 (0) | 2021.07.28 |
빨간 장밋빛 사랑 (0) | 2021.07.25 |